진짜 제라늄은 따로 있다!? - 펠라고늄과 제라늄

2019. 1. 31. 03:34알쓸식잡

[알아두면 쓸데 없는 '식물' 잡학사전]

진짜 제라늄은 따로 있다!? - 펠라고늄과 제라늄



제라늄 하면 흔히 떠올리는 꽃은 창가에 심겨진 붉거나 진분홍색의 여름 꽃이다. 

하지만 이 꽃의 진짜 이름은 제라늄 Geranium이 아니라 펠라고늄 Pelargonium이다.




얘도 흔히 Regal Geranium(리글 제라늄)이라 부르는 종이지만, 실제 이름은 Regal Perlargonium(Pelargonium grandiflorum)이 정확한 이름이다.





겨울에 노지월동을 하지 못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제라늄은 실은 모~두 펠라고늄이라 생각하면 된다.



펠라고늄, 이름이 좀 낯설지만 제라늄을 줄여서 '제라'라고 많이들 부르던데 이제부턴 펠라고늄을 줄여서 '펠라' 라고 부르면 어떨지..

저 제라 아니예요~ 펠라예요ㅎㅎ




펠라고늄 잎은 보통 다육질 느낌의 두껍고 둥글며 끝부분에 주름이 있는 것과

아래 사진이 Regal Pelargonium처럼 각지고 잎끝이 뾰족뾰족한 형태, 당근잎처럼 생긴 것도 있다.



어쩌다가 잘못된 이름을 부르게 되었을까..

처음 남아프리카에서 펠라고늄을 가져왔을 때 기존에 있던 제라늄과 비슷하게 생겨서 제라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을 거라는 설이 유력하다,

물론 이 둘은 닮은 점이 있다. 

첫째 둘 다 Geraniaceae속에 속한다는 것이고, 

둘째 다섯개의 꽃잎을 가졌고, 

셋째 둘 다 정말 매력적인 꽃이라는 것.


그럼 다른 점을 찾아볼까?

일단 펠라고늄은 열대기후에서만 노지월동이 가능하고, 한국과 내가 살고있는 미국에서는 노지월동이 불가능한 반면, 

진짜 제라늄은 남한, 중남부 미국같은 기후에서 노지 월동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밖에서 키울 경우 펠라고늄은 겨울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죽어 이듬해 봄에는 다시 볼 수 없는 한해살이 식물(annual), 제라늄은 이듬해 봄에 다시 새싹이 나서 찾아오는 여러해살이 식물(perennial)이다. 전세계적으로 틀린 이름을 부르고 있기 때문에 진짜 제라늄을 가짜(?) 제라늄과 구별하기 위해 hardy geranium(하디 제라늄, 노지 월동 가능한 제라늄이란 뜻)으로 부르기도 한다. 


아래 사진은 아프리카에서 10년 이상 자생하고 있는 펠라고늄(Pelargonium crithmifolium)의 사진. 나무처럼 자란 모습이 신비롭다. 이웃님들 중에 실내에서 펠라고늄을 월동시키시는 분들이 많던데 오래오래 그렇게 정성스레 키우시면 이런 모습이라 상상해보심 될 듯. 


<**source: plantzafrica.com>



이제부터 진짜!! 제라늄의 사진. 

펠라고늄과는 꽃이 확연히 다르다. 이렇게 다른데 첨에 왜 헷갈렸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될 정도다.

일단 제라늄은 꽃잎 다섯 개의 모양과 크기가 똑같다. 펠라고늄은 세 장은 좀 더 크고, 두 장은 더 작고 모양도 다른 경우가 많다. 

잎모양도 펠라고늄과는 다르다. 학명은 보통 Geranium spp. 꽃봉오리 모양이 뾰족하니 두루미의 부리와 닮았다고 해서 미국에서는 Crane's bill(크레인스빌) 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고 있다. (미국사람들도 학명울렁증 같은거 있더라구요)



펠라고늄처럼 제라늄도 종류가 많다.

제라늄 중에 가장 인기가 많은 제라늄 로젠 (Geranium rozanne). 




 

Geranium x cantabrigiensis Karmina (제라늄 카르미나).




그 외에도 다양한 품종을 구경할 수 있는 곳

https://www.bluestoneperennials.com/plant-finder/?search=geran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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