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월 초의 정원

2021. 5. 16. 22:09정원일기

2021 5월 초의 정원

 

만개한 모란과 함께 시작한 5월

화려하디 화려한 모란꽃은 10일에서 2주 정도면 진다. 

 

내년에 더 건강하게 만나자고 꽃대는 다 잘라준다. 조금 수고롭긴 하지만 보기에도 더 좋다.

 

 

5월 첫날, 남편이 직접 Homedepot에 가서 목재를 사고, 잘라서 만들어 준 가든베드. 내용물은 아직 자릴 잡지 못했지만 너무 근사한 가든베드다. 

 

뒷마당 구석쪽 잘 안보이는 곳에 지난달에 시험삼아 만들었던 베드. 스윗피(Sweet Pea)랑 참외, 고수, 칼렌듈라를 심었다.

새로운 베드에는 흙을 더 채운 후, 원래 있던 라즈베리를 나누어 심고, 피망이랑 방울토마토(마늘 뒤), 한국마트에서 산 고추도 심었다. 앞줄엔 부추랑 파를 옮겨심었다.

작년 가을에 심은 마늘을 수확해야 토마토가 더 쑥쑥 자랄텐데 아직 마늘쫑도 안나오고 언제쯤 다 크려는지 모르겠다.

조금씩 식구를 늘려온 헬레보어는 겹꽃 4종류, 홑꽃 2종류가 되었다. 꽃은 이제 거의다 지고 새잎이 쑥쑥 자라는 중이다.

들여다 보면 씨앗을 맺은 꽃도 있다. 아직 씨가 익진 않았지만 꽤나 많은 씨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떨어진 씨는 이렇게 싹을 낸다.

왼쪽은 2년된 Seedling, 오른쪽은 올해 처음 나온 Seedling이다. 여러 품종이 섞여 심어져 있기 때문에 아주 작은 확률이지만 새로운 Hybrid를 만들지는 않았을까 기대해본다. 다만 꽃을 보려면 최소 3-4년은 키워야 하기 때문에 번식이 목적이라면 포기 나누기가 훨씩 효율적이다.

 

 

금낭화도 올해는 더 많은 꽃을 피웠다. 금낭화는 큰 꽃대에 비해 줄기가 약하기때문에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에서는 다른 식물로 둘러싸여 바람의 영향이 적은 곳에 심으면 좋다.

같은 노란잎 금낭화지만 그늘진 곳에서는 노란색이 덜하다. 광합성을 더 하기 위해 엽록소를 더 만들어야하나 보다. 

해가 거의 없는 곳의 노란잎 금낭화
해가 비교적 잘 드는 곳의 노란 잎 금낭화

씨로도 잘 자라나 보려고 던져놨더니 이렇게 싹이 났다. 

고사리잎 금낭화는 꽃도 예쁘지만 잎모양이 정말 예쁘다. 단순한 잎을 가진 휴크라나 호스타와 같이 심으면 더 돋보인다.

작지만 파워풀한 향을 내는 은방울꽃,

뒷마당에 있으면 어디에든 향이 느껴진다.

심은지 몇해가 지나고 꽃이 작아진 알리움을 파보니 작은 구근으로 나누어져 있어 자리를 옮겨 심어보았다.

아직은 여전히 꽃이 작지만 내년에는 더 큰 꽃으로 만나길 기대해 본다.

처음으로 사본 기간티움 알리움(Allium Gigantium)은 꽃망울이 정말정말 크다. 다른 알리움보다 조금 늦게 자라고 피는 중인데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사실 기간티움이란 이름은 꽃의 크기가 아닌 키가 큰 것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브리더의 의도와 상관없이 꽃의 크기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알리움과 함께 주문했던 작약. Rosea Plena 작약 뿌리 두개를 주문해 심었는데 어째 잎이 완전히 달라보인다. 뿌리를 심었을 때는 첫해엔 꽃이 안피는게 정상인데 올 가을에 다시 나누어 심어야 한다면 꽃 보는 시기는 일년 더 미뤄질 지도..

 

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뒤늦게 핀 수선화 Sinopel. 구근 다섯개를 심었는데 3년이 지나니 하나밖에 안남았다. 수선화는 매우 기르기 쉬운 식물이지만 어떤 품종은 안정적이지 않아서 해가 가면 수가 줄어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유명한 품종은 이런 문제가 없어서 유명해진 것이기 때문에 그런 품종 위주로 선택하면 실패가 없다.

 

그늘에서 조용히 꽃을 피우고 있는 스윗 우드러프. 이름과 달리 꽃에는 향이 없다. 향은 잎을 말렸을 때 난다고..

서양철쭉과 휴크라. 색 조합이 예쁜 것 같다.

점점 더 커져만 가는 하설초. 넘 예쁘지만 스프링클러를 막아버릴 정도로 자라서 꽃이 진 후에 정리가 필요할 듯 하다.

하늘하늘한 꽃은 의외로 꽃병에서도 오래 간다.

콜럼바인 Seed Head를 그늘에 아무렇게나 던져 놓았는데 이렇게 꽃을 피웠다. 게을러서 솎아주지도 않았는데..

 

처음 키워본 러넌큘러스. 30뿌리 중에 반도 싹이 안났네. 그래도 발아한 뿌리들은 제법 잘 자라고 있다. 조만간 화분에 옮겨줘야겠다.

 

파란 델피늄. 이른 봄 번식을 위해 싹을 잘라 심어보았는데 죽지는 않았지만 왠지 비실비실하다. 과연 번식에 성공할 수 있을지..

가을에 심었을 때는 싹도 안나던 시금치. 봄이 되니 이렇게 잘 자란다. 

왠지 주머니에 심어야 더 재미난 감자 기르기.. 남편이 데크 위에 주머니가 있는게 보기 싫다고 해서 내년에는 땅에 심어야 할지 고민중..

 


올해들어 꽃이 더 많아진 으아리꽃들..

5월 초 철쭉이 피었을 때. 뒷마당으로 들어간는 입구.

마지막 남은 튤립들. 작아진 구근들을 버리지 않고 심어보았는데 착하게도 꽃을 피웠다.

꽃도 작고, 힘이 없어서 바람이 많이 분 이후로 줄기가 이렇게 되어버렸다. 그래도 피어준 게 너무 고마워..

꽃색이 오묘한 물망초.

단골 널서리에서 선물로 받은 브루네라(위)와 난데없이 자라고 있는 녹색 브루네라. 아래 사진에 있는 브루네라에서 씨를 뿌려 태어난 아이인 듯한데 잎이 너무 다르다ㅎㅎ

엄빠 브루네라.

올해는 나누어 심어줘야할 프리뮬라. 

작년에 shrubbucket이라는 사이트를 알아냈는데 크고 건강한 식물을 배달해줘서 단골 예감. 

거기에서 산 스노우볼. 탐스러운 꽃을 이렇게나 많이 피웠다.

단풍나무랑 색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함께 찍어보았다.

어디선가 얻어온 플록스. 품종은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 우드랜드플록스의 한 종류인듯.

 

내가 너무 너무 좋아하는 파란 우드랜드 플록스. 꽃도 예쁘고 향도 정말 좋다.

일찍 피는 코랄 피오니들.

낮에 봐도 예쁘고, 아직 꽃잎을 열지 않은 아침에 봐도 예쁘고..

꽃이 핀 지 오래되면 색이 옅어져서 또 예쁘다.

파울라 페이 피오니. 어떻게 찍어도 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네..

 

미스김 라일락보다 조금 더 일찍 피는 퍼플 블루머랭 라일락, 꽃도 일찍 피고, 색도 진해서 예쁜데 향은 미스김만큼 좋지가 않다.

나중에 자리가 생긴다면 나무처럼 크게 자라는 라일락을 한그루 더 심고 싶은데...

 

정원지기가 가장 바쁘고 행복한 5월..

매년 같은 꽃이 피지만, 새로운 일과 새로운 꿈으로로 가득한 정원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