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일기] 04/29/2017 정원 한켠을 채소밭으로, 가든베드 만들기

2019. 2. 1. 12:04정원일기

[정원일기] 04/29/2017 정원 한켠을 채소밭으로, 가든베드 만들기

이사 올 적부터 심겨있던 Arborvitae는 비료도 주고 물도 신경써봐도 일년 넘게 점점 상태가 안좋아지기만 해서 결국 뽑아내기로 어렵사리 결심을 했었다. 

 

뽑기 힘들거라는 예상과 달리 너무 쉽게 넘어가길래 들여다 보니 뿌리를 둘러싼 천과 노끈도 풀어주지 않은채 심었던 것을 보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 하루종일 땡볕이 드는 이곳에 채소를 심어보기로 했다.  Arborvitae들이 주변보다 높게 심겨져 있었던 터라 땅을 고르는 데 며칠이 걸렸지만 사람이 못하는 일은 없는지 낑낑거리면서도 결국 해냈다ㅋㅋ

심을 자리의 땅을 적당히 파내고 

가든 베드를 조립하고(별거 없이 그냥 홈에 맞춰 끼우기만 하면 된다) 수평자로 수평을 맞췄다. 남편이 취미삼아하는 목공 도구가 이럴땐 도움이 된다. 가든 베드는 이곳에선 아마존이나 홈디포에서 40불 내외로 쉽게 주문할 수 있다. 무겁긴 하지만 무료배송도 되는 착한 품목이다.

 

토마토며 양파, 가지 온갖 채소를 다 기르는 친구 루비에서 물어봐서 맛있다는 노란 토마토도 사오고, 칼칼한 음식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타이 고추 모종도 사왔다.

 

낙엽등 유기물이 많은 Compost도 사서 창고에 썩어가고 있는 웨건에 실어 날랐다. 동네가 떠나가라 어찌나 덜컹+삐걱거리던지ㅋㅋㅋ

Black Gold란 이름의 Compost 8봉지, 발효시킨 말똥 Cow Manure 한봉지.. 말똥은 처음인데 루비가 강추해서 믿고 사보았다. 충분히 발표된거라 역한 냄새같은 것은 없다. 

토요일 오후 외출한 사이, 남편과 아이들이 흙을 채우고 고르기까지 해 놓았네.. 살다보니 이렇게 기특한 날도 ..

흙이 한봉지 남았는데 더 부을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두었다.

새로 산 토마토, 고추와 더불어 대견하게도 월동을 한 파와 부추도 옮겨심었다.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곳엔 알아서 씨를 뿌린 깻잎 싹도 옮겨 심어주었다. 

토마토 사러 갔다가 한눈에 반해 데리고 온 안개꽃도 심었다. 

 

집에 다람쥐가 엄청 많이 오기 때문에 토마토를 심기로 결정한 건 무모한 일이 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희망에 심었는데, 옆집 킴벌리가 딸램들에게 나누어 준 바람개비를 옆에 놔봤다. 다람쥐들아 이거 엄청 무서운거야~ 오면 안돼~~~

 

작년에 심은 딸기는 건강하게 월동을 하고 작년보다 10배는 많은 꽃을 피우고 있다. (루비 가라사대)품종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으나 딸기는 한 번 심으면 4년까지는 수확이 좋고 그 이후에는 새 모종을 사서 심는 것이 좋다고 한다. 

 

딸기 러너가 아직 뻗지 않은 곳엔 청치마 상추 씨앗을 뿌렸다. 상추는 뭐니뭐니해도 한국 상추가 부드럽고 제일 맛잇다. 여기 사람들은 양상추같이 뻣뻣한 상추를 crunch하다며 좋아한다. 발아율이 얼마나 될지 몰라 넉넉히 뿌렸는데 죄다 난듯ㅋ 다음엔 좀 아껴서 뿌려야지..

 

큰 나무가 심겨져 있어 펜스 너머로 킴벌리네 마당이 들여다보이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훤하니 좀 신경이 쓰여서 키가 크게 자랄 식물을 찾다가 임시방편으로 해바라기를 심어보기로 했다. 옆집이랑 사이가 안좋아서 가리려는 것은 아니다ㅋ  



이렇게 굵고 예쁜 씨앗이라니!

 

고랑을 파주고 아이들 손으로 심고, 흙을 덮고 물을 주게 했다. 

자기가 심은 해바라기가 쑥쑥 자라는 재미를 느껴보라고.. 대신 물도 너희들이 줘야해. 해바라기는 물을 정말 많이 마신단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