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일기] 3-31-2019 3월에 피는 꽃들- 크로커스, 스노우드랍, 더치아이리스, 헬레보어, 수선화

2019. 4. 1. 23:04정원관리

[정원일기] 3-31-2019 3월에 피는 꽃들- 크로커스, 스노우드랍, 더치아이리스, 헬레보어, 수선화

 

한국의 3월은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이곳 중부 뉴저지는 하루이틀 빼고는 여전히 추운 3월입니다.

바닷가라 그런지 강추위는 덜하지만 도무지 끝이 나지 않는 겨울에 불평불만이 많은 동네입니다. 그래도 곧 봄이 온다는 신호는 여기저기 보입니다. 새들이 다시 찾아와 울고 작은 꽃들도 피어납니다. 

호미정원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녀석들은 크로커스. 땅이 아직 꽤 얼어있는 것 같을 때부터 뾰족한 작은 잎들을 돋아내며 꽃을 피울 준비를 합니다. 

 

노란색 크로커스와 흰 크로커스가 먼저 피는데 흰 꽃이 늘 더 큽니다. 

아마 색소를 만드는데 에너지를 덜 쓰기 때문일까요.

 

품종에 따라 다르겠으나, 우리집 보라색 크로커스는 노랑, 흰색보다 느즈막히 찾아옵니다.

 

눈 속에 피우는 꽃이라면 스노우드랍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길고 가녀린 줄기 끝에 눈송이같은 작은 꽃을 피웁니다. 

 

순식간에 움터서 찬란한 꽃을 피우는 난쟁이 더치 아이리스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우아한 색과 오묘한 무늬를 가질 수 있는지..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 보게 되는 녀석들입니다. 

위에 크로커스, 스노우드랍, 아이리스가 다 가을에 심는 구근입니다. 수선화와 튤립, 히아신스도 마찬가지로 가을에 심는 구근이지요. 추식구근 중에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아이들이 많은데 다들 첫해 성공률은 좋습니다. 그 중 튤립과 크로커스 , 히아신스는 매년 꽃이 작아지거나 꽃 수가 줄어들기도 하는 등의 단점이 있어서 관리가 좀 어려운 편이고, 더치 아이리스, 스노우드랍, 수선화는 충분한 깊이로만 심어주면 거기에 있었는지 잊어버리고 살아도 매년 다시 찾아와주는 기특한 녀석들입니다.  

 

 

헬레보어는 구근이 아니고 봄이나 가을 아무때나 심어도 무방합니다. 

뿌리를 사서 심는다면 가을이 낫고, 지상부(잎)이 있다면 주로 봄에 심게 됩니다.  

큰 낙엽수(가을에 잎을 떨구는 나무)밑 허전한 자리에 심어주기에 딱 좋은 꽃으로 추천합니다. 여름엔 나무 그늘에 가려도, 나뭇잎이 떨어지고 난 겨울과 초봄엔 충분히 볕을 받을 수 있는 자리라면 좋습니다. 물론 일년내내 해가 드는 곳도 상관은 없지만,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이라면 늘 공간부족에 시달리기 마련이기 때문에 해가 많이 드는 곳만을 좋아하는 식물에게 그 자리를 주고, 요론 나무 밑에 심을 수 있는 꽃이 있다는 것이 솔깃할 거라 생각합니다. 

 

2년 전 봄에 화원에서 꽃이 진 상태로 사온 녀석이었는데, 작년에는 꽃을 피우지 않아 거름도 주고 꽤 신경을 썼더니 올해는 이렇게 풍성하게 찾아왔습니다. 연노랑이라고 해서 샀는데, 꽃봉오리가 분홍색이라 허걱했지요. 

 

꽃잎 안쪽이 이렇게 예쁜 색이네요. 잠시나마 화원 주인장을 원망했던 것, 죄송합니다.

 

자주색 헬레보어

 

실핏줄 같은 미묘한 패턴이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달까요.

어쩌면 얘들 몸값이 비싸기때문에 그런 고정관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네요. 

 

겹꽃 헬레보어, 이 아인 작년 가을에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심은 아이인데 바로 꽃을 피워주었네요. 

흑장미같기도 하고, 벨벳같기도 한 색이 신비롭습니다. 

기르기가 까다롭다는 얘기가 있고 몸값이 비싸서 보류중이었는데 저같은 막손에게도 잘 와주는 것을 보니, 올 봄과 가을에 몇 종류 더 사다 심게될 것 같습니다. 

 

집집마다 흔하지만 봄에 가장 돋보이는 꽃은 역시 수선화입니다. 

칙칙한 이 뉴저지 날씨에 후광을 비춘달까요. 심어놓기만 하면 쉽게 번식하고 매년 다시 찾아와주니 참 기특합니다. 가까이 가서 맡으면 향도 좋습니다.

 

키가 10센티도 안되는 꼬마 수선화도 꽃을 피웠습니다.

작은 것은 늘 귀엽고 노란색이라 더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