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일기] 4/18/2016

2019. 1. 26. 00:08정원일기


[정원일기] 4/18/2016


3월 중순부터 날씨 좋은 날은 거의 나무에 손 안대고 지나간 날이 없는 것 같다. 가랑비 정도는 맞으면서 일하기도 하고..

애들 액티비티 다니는 짬짬히 하는 거라 진행이 더디지만 그래도 조금씩 배워가는 보람이 있다. 


매일 아침 눈꼽을 마구 떼가며 도시락을 싸기 위해 부엌에 내려가면 젤 먼저 보이는 홀리랑 소나무.

봄을 맞아 마구 자라주고 있는 바람에 더벅머리 신세다.




Douglas fir, 전나무도 한쪽으로 바람머리가 되어가고 있고..



얘는 안타깝게도 울타리가 해를 가려 뒷면엔 머리숱이 별로 없다. 어떻게 보기 좋게 다듬어줘야 할지..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소독하기..

이나무 저나무 병을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알콜로 소독하고 날려보내기.

왼쪽부터 hedge shears, pruner, lopper.




주말에 업어온 hedge shears로 팔 안닿는 곳까지 다듬어 주고, lopper로 나무 아랫부분에 죽은 가지 제거. 

소나무는 자연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아랫쪽부터 가지가 죽어가기 때문에  죽은 가지는 그때그때 제거해도 된다.

잎도 웃자라는 것은 다듬어주어도 되지만, pruning은 생장이 활발하지 않은 늦여름에서 겨울까지가 적기이다.




이름을 알 수 없었던 이 아이..

겨울되면 꽃송이가 떨어질 줄 알았는데 봄이 되도록 말라서 저렇게 붙어있다. 눈 왔을 때 예뻤을 것 같은데 잘 봐둘걸..

푸릇푸릇 잎이 나는데도 붙어있네.. 

일단 이름은 모르지만 저걸 잘라줘야 꽃이 필 듯 싶어서 작업에 돌입. 죽은 꽃 잘라주는 걸 deadhead 라고 한다. 

잡초 뽑는 건 weed라고 하고.. 하여간 영어는 종잡을 수가 없다.




Deadhead만 하고 관두려 했는데 가지가 너무 빽빽하다. 아무래도 프루닝도 좀 해줘야 할 듯 하여, 




시원하게 이발을 해줬다.



사실은 2m도 안되는 요롷게 쪼맨한 나무임. 그런데도 한시간 반이나 걸림ㅠㅠ



잘라낸 나뭇가지. 조그만 나무에서 많이도 나왔다.




꽃송이 모양을 보니 라일락 같기도 한데 겨울이 지나 새 봄이 오도록 꽃이 붙어있는 걸 보니 라일락은 아닌것 같다. 잎모양도 라일락은 넓고 얇고 밝은데 얜 쫌 주름이 많고... 겨울내 꽃이 붙어있는 게 어쩐지 눈에 익어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나무수국이다.  Hydrangea Paniculata 라고 큰 cone shape 의 꽃이 여름에 핀단다. 

 



혹시라도 라일락이었으면 프루닝이 너무 늦어서 올해 꽃을 못봤을 수도 있는데, 수국이라니 다행이다. 여름에 꽃 풍성하게 피라고 비료랑 물이랑 잘 줘야지..


뒷마당으로 들어오는 울타리를 열면 바로 앞에 정체모를 앙상한 나무가 있었는데 오늘 보니 분홍 산딸나무다! 

뒷마당에 흰 산딸나무가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핑크도 있다니ㅎㅎ 오예~ 요즘 보물찾기 하는 기분이다.




 



특이한 꽃모양. 사실 모양은 꽃잎이 아니고 잎이다. 여튼 꽃처럼 보이는 네 개의 잎이 가지 끝에 동그랗게 모여 있다가 이렇게 점점 열리고 가을에 그라운드호그랑 다람쥐들이 엄청 좋아하는 열매를 만들어 낸다. 그라운드호그 가족들이 또 올 생각을 하니 갑자기 슬퍼지네..




여튼 지금은 너무 이쁜 핑크 산딸나무.

영양 상태가 안좋은지 꽃색이 좀 허여멀건 하니 비료도 주고,

사이사이 죽은 가지가 있어 좀 잘라기로..




이번엔 lopper랑 프루닝톱까지 동원. 소독 함 해주고..

혹시 다칠수 있으니 장갑도 좀 더 두꺼운 걸로~

저 장갑은 장미 프루닝하다가 손을 하도 다쳐서 남편이 주문해줬는데 완전 짱 좋다. 쟤 아니었음 지금까지도 엄청 피봤을 듯ㅋㅋ



잘라낸 가지들.. 톱질 몇번에 어깨가 아파온다ㅠㅠ



앞마당 나간 김에 함 둘러보기.

빨간 꼬마 철쭉. 안녕~




소나무 밑에 phlox가 생각보다 금방 자라나지 않아서 지난주에 african daisy를 몇 개 사다가 심어 봄. 귀욤귀욤~

African daisy는 원산지가 남아프리카지만 너무 더운 날씨는 싫어해서 한여름엔 꽃을 피우지 않다가 가을에 기온이 좀 낮아지면 다시 꽃이 나온다고 한다.  





단풍나무도 슬슬 잎이 나오고 있고 다른 상록수들도 색이 짙어지는 중.




이쯤에서 그만 해야되는데 이 정원일이 일단 필 받으면 식음을 전폐하고 계속 하게 된다.

앞마당에 있는 전나무도  죽은 가지는 좀 잘라줘야 할 듯해서 작업 개시.




뾰족뾰족 잔머리도 다듬어 주고.. 팔이 안닿아서 무거운 hedge shears를 들고 점프해가며 자름ㅋㅋ

이럴 땐 10센티만 더 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이발 종료.


 



이러고 밤에 엄청 앓고 잤다지ㅋㅋ 10년만 어렸어도 이쯤은 껌인데.. 세월이 야속하고나~

잘라낸 가지는 주말에 내놓은 나무더미에 차곡차곡~ 이사오고 나서 나랑 남편이랑 둘이 자른게 이만큼이다. 아직 죽은 나무가 더 있는데 봄 가을 두번 하는 수거에 앞으로도 몇 번을 이렇게 나올 예정. 

수거가 다음주라 주말에 미리 내놓았다. 정해진 규격과 양대로 간격을 두고 세덩이로 내놓아야 한다. 정석대로 하는 모범 시민ㅋ

뒷마당에 겨우내 쌓여있던 거라 치우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하루 빨리 가져가주면 좋겠다.


 



그리고 조만간 할 일. 

가을에 트림해준 박스우드에 잎이 안나는 자리가 있어서 깊게 건강한 가지까지 잘라내줘야 한다. 



고양이가 드나들어 그런지 죽은 가지도 잘라줘야 하고..

이거 아니어도 할 게 백가지는 있지만 까먹기 전에 써놔야지..




2016 4월 18일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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