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거나 가랑비 정도 오면 그냥 맞고 일하는데 오늘은 비가 제법 내리고 쌀쌀하기도 해서 이불 덮고 일기 쓰는 중.
아이들이 읽는 책 중에 '웜벳의 일기' 라는 책이 있는데 거기에 보면 웜벳이 맨날 '아침에 일어나 당근을 먹고 잤다. 낮에 또 잤다. 밤에도 잤다' 그러는데 가만 내 일기를 보면, '아침에 일어났다 나무를 잘랐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또 나무를 잘랐다' 뭐 이런식인듯ㅋㅋ
전에 사시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주 예쁘게 가꾸신 정원인데 내가 이사 오기 몇 년 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도 연로하셔서 관리가 잘 안되다 보니 잘라내야 할 나무가 많아 그런 듯.. 몇 년 지나면 좀 더 일기다운 일기를 쓸 수 있을런지..
오늘의 임무는 멀치하기
멀치는 식물이 심겨진 주변에 있는 흙을 덮어 수분을 유지하고 잡초를 방지하는 방법 중에 하나다.
이곳에선 주로 작게 자른 tree bark를 사서 덮는다.
지금 집은 이렇게 검정색 멀치를 해 놓았다.
존아저씨가 추천한 멀치가 Hemlock이랑 Cedar 멀치였는데 잘 안팔아서 못구하다가 모건빌에 있는 널서리에서 보고 일단 세 봉지를 사왔다. 다른 멀치보단 약간 비싸긴 하지만 좋다니 함 써보자!
저 큰 봉지를 질질 끌어다가 삽으로 파서 덮어주기..
검정 멀치는 마르면 회색이 되어서 보기 안좋았는데 얘는 나무색이라 더 자연스럽고 좋은 것 같다.
호스타 옆에도 뿌려주고..
철쭉옆에도 뿌려주었다. 봉지가 너무 무거워서 앞마당까지는 나갈 수도 없을 뿐더러 세 봉지로는 전체의 1/20도 못덮은 것 같다. 예전 멀치랑 색깔이 달라서 얼룩덜룩하긴 하지만 올해 한꺼번에 하긴 어려우니 멀치가 적은 곳부터 점차 바꿔나가기로.. 조만간 남편이랑 같이 가서 몇 봉지는 더 사와야 할 것 같다.
멀치 봉지 버리러 나간 김에 앞마당 장미는 잘 있나 확인.
그리고 뒷마당으로 들어가는 길에 피고 있는 철쭉들..
상태가 안좋은 애들도 있지만 그래도 꽃을 피워주니 참 고맙다.
Lamb's ear같은 얘는 스프링클러 주변에서 물이 멀리 못나가게 막고 있어서 조만간 이사시켜야 할 듯..
이쪽이 지렁이가 많아서 엄두를 못내고 있는 중. 고마운 생물인 건 알지만 봐도봐도 적응이 안되는 아이들ㅠㅠ
비가 부슬부슬 내리긴 했지만 더 늦기 전에 해야할 것 같아서 꽃아몬드 프루닝.
프루닝이 은근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시작하며 끝날때까지 멈추기가 어려운데 오늘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다가 하마터면 딸램들 픽업 늦을 뻔. 휴...
비가 와서 내일은 물 안줘도 되고, 일기 쓸 핑계로 따스한 이불 속에서 오랫만에 꿀맛같은 오후 시간을 보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