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일기] 4/5/2017 드디어 봄꽃소식, 아이리스 옮겨심기

2019. 2. 1. 11:45정원일기

[정원일기] 4/5/2017 드디어 봄꽃소식, 아이리스 옮겨심기

이제 영하로 떨어지는 날은 없지만 이주째 주구장창 비가 온다. 매년 이맘때 태풍같은 것이 오기도 하고, 겨우 피어난 꽃잎 감상할 사이도 없이 비에 떨어져버리곤 했다. 봄인데 비온다고 불평하면 딸램들은 April rains bring May flowers 라는 시구를 읊어준다. 4월의 비가 5월의 꽃을 피운다는 뜻도 되고, 궂은 시기를 참고 견디면 꽃길을 걸을 테니 희망을 가지라는 뜻도 된다. 

그러나 이상은 이상, 현실은 현실ㅋㅋ 미리 일기예보를 보고 비가 오지 않는 날은 정원일에만 집중한다고 해도 할 일이 자꾸만 쌓여간다. 물이 안나와서 싱크에 가득 쌓인 접시를 보는 것마냥 마음이 착찹하다. 자다가도 생각이 나서 새벽잠을 설치곤 한다. 가능하면 집안 일, 장보기, 친구들 만나는 일은 비오는 날에 몰아서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되서 맑은 날을 쓰고 나면 그 날이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다. 조급해지는덴 정말 대장인가봄ㅋㅋ

 

파고 또 파고 3말 4초의 반짝 맑은 며칠은 땅파다가 시간이 다 갔다. 

숙원사업인 아이리스 옮겨심기는 1/3정도 진행되었다. 이제 심을만한 곳도 없어서 오늘은 동네 이웃에게 나눔을 했다. 옆집 미국 아줌마네도 주고, 대만 친구도 한 양동이 가져갔다. 날씨가 따뜻해서 뒷마당에서, 울타리 너머로 수다 떨기도 좋았다. 그래도 아직 많이 남았는데 어디에 방이라도 붙여야 할런지..


파도파도 자꾸만 나온다. 얘들을 다 어쩌지..

 

결국 파낸 곳의 땅을 고르고 잡초도 제거하고 간격을 두고 다시 심을 준비를 해놓았다.



 지난주말엔 딸램들도 도와준다며 나섰다. 

정말 안파진다고 툴툴대다 애꿎은 지렁이만 가지고 놀고 금방 들어가긴 했지만.. 

 

그 와중에 인터넷으로 주문한 제라늄들이 도착했다.

Geranium Cantabrigiense는  bareroot으로 왔고, 

 

제라늄 로젠은 작은 화분에 담겨 왔다. 이녀석 눈을 많이 맺고 튼실해보여 벌써 기대가 된다.

 

심으려고 봐둔 자리 바로 옆에는 지름이 20센티정도 되는 나무 밑둥이 있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전주인이 큰 나무를 잘라낸 모양이다. 

꽤 오랜 시간 도끼며 톱으로 파내보려했지만 정말 단단해서 다른 방법을 사용해봐야겠다. 질소비료를 많이 뿌리고 비닐같은 것으로 덮어두면 분해가 촉진된다하니 조만간 실행에 옮겨야지.  

 

밑둥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아주려 땅을 파는데 속에서 이렇게 굵은 뿌리가 나온다.

 

 

도끼로 잘라내려 했는데 쉽지 않아 톱으로 몇 번에 나누어 자르니 할만하다. 

자르면서 톱은 정말 위대한 발명품이야!! 막 이랬다는ㅋㅋㅋ

 

잘라낸 뿌리들..

 

어렵사리 임무를 마쳤다. 요 꼬맹이들 심는다고 참..



Asiatic lily 도 뒷마당 한켠에 심었다. 

아시아틱 릴리는 오리엔탈 릴리보다 키가 작고 색은 더 다양하지만 향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백합과 같은 비늘줄기를 땅에 심을 때는 비늘줄기 높이의 2배 깊이에 심어주면 된다. 

튤립같은 구근의 경우는 3배깊이로 심는 것이 좋다고 한다. 구근 높이가 10센티라면 30센티를 파면 된다.

비늘줄기나 튤립이나 뾰족한 곳이 위로 가게 심으면 되고, 줄기가 나있다면 당연히 줄기가 위로 가게 심으면 된다.

하나씩 배치해주고 흙 덮고 밟고 물주면 끝~ 정말 쉽다.

 

 

피오니도 사봤는데, 열어보니 영 부실하다. 눈이 한두개씩 달리긴 했지만 뭐가 나올 것 같지가 않다ㅜㅜ

 

꽃을 볼 때도 참 좋지만 이렇게 싹이 나는 때도 참 설레고 좋은 것 같다.

큰 꽃을 피울 클레마티스. 앗 비료주는 것을 잊었네.. 내일 비오더라도 꼭 나가서 줘야겠다. 장미용 비료를 이른 봄에 주면 된다. 꽃이 핀 후에 주면 꽃이 금방 시들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주는 것이 좋다. 

 

바이버넘도 큰 꽃망울을 많이 맺었다.

 

흰 작은별 꽃을 피울 준베리 꽃망울은 아직 따뜻한 털옷을 입고있다.

 

Creeping Phlox, 지면패랭이(?)도 핑크색 꽃망울을 잔뜩 품었다.

 

일년 새에 4배쯤은 자란 것 같다.

 

 

꽃아몬드 줄기도 달콤한 연분홍색 동글동글한 꽃망울도 뒤덮였다.

 

꽃배나무도 하나둘씩 꽃이 피어나고,

아직은 칙칙한 정원이지만 향기로움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히아신스들이 알록달록 봄기분을 내준다. 가을에 비료주는 걸 안해줘서 꽃이 작년보다 많이 작아졌지만 3월 폭설도 이겨낸 씩씩한 아이들이다.

 

시간이 되면 좀 더 많이 사다가 한줄로 말고 세 줄로 심고 향도 세 배로 맡고 싶다ㅋ

머릿속이 새로운 계획으로 가득하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