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2. 03:01ㆍ정원일기
[정원일기] 10/20/2017 10월의 가드닝- 수국 가지치기. 구근 심기
올해는 단풍이 정말 늦다. 보통 10월 중순이면 단풍이 들 나무들은 다 들고, 잎도 꽤 많이 떨어져서 갈퀴질하기 바쁜데 올해는 감감 무소식이다. 유난히 꽃이 일찍 피는 미국 산딸나무만 잎이 보라색으로 물들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빨간 열매도 맺고, 내년봄에 피울 꽃(사실은 포엽)도 다 준비가 되어서 그런거구나..
잘 익은 태국고추는 태양초로 말라가고 있고,
다람쥐녀석들은 종일 뛰어다니며 먹고 땅파기에 바쁘다. 지붕 꼭대기에는 어떻게 올라간거니~
올 봄에 심은 수국은 파란 꽃색을 분홍으로 만들려고 흙을 산성으로 만들어주는 Soil acidifier를 너무 많이 준 탓인지 잎에 검은 반점이 생겼다.
큰잎 수국의 한 품종인 엔드리스 서머 수국은 지난해의 가지와 올해 자라난 가지에서 모두 꽃이 피기 때문에 개화기간이 긴 편이다. 가지치기는 너무 추워지기 전 초가을에 해도 되고 이른 봄에 살짝 해주어도 좋지만 잎에 반점때문에 올 가을에 많이 잘라내기로 했다. 반점이 있는 잎은 모두 제거하고, 다행이 줄기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가지치기 할 때는 새로 잎이 나오고 있는 바로 위(1센티 정도)를 잘라주고, 죽은 가지를 땅과 만나는 곳까지 잘라주고,
서로 크로~스 하고 있는 가지들을 정리해 주면 된다.
꽃은 버리기 아까우니 잘라서 화병에.. 시들어 가는 꽃도 이쁜 수국~ 이름담게 물을 참 많이 마신다.
장보러 마켓에 갔다가 업어온 또 다른 수국. 넘 이뻐서 트렁크에 안싣고 컵홀더에 쏙 넣고 데리고 옴.
품종 이름도 없이 그냥 Blue Hydrangea라고 써있었음ㅋ 네가 누구인지 곧 알아내주마ㅎㅎ
벼르고 벼르던 아나벨 수국. 둘째 딸램 이름과 같아서 예전부터 심고싶던 아이었는데, 좀 Old School 수국인지라 동네 화원 여려군데를 뒤져도 구할 수 없어서 거금을 주고 인터넷으로 주문. 큰 잎 수국과는 잎모양이 조금 다르다.
그리고 올 가을의 하이라이트 구근 심기!!!
세일에 혹해서 조금씩 산다는 것이 이따시만큼!
모양도 크기도 다른 구근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알리움, 튤립, 수선화들(겹수선화, 왕수선화, Spring Cheer수선화), 블루벨, 난쟁이 시베리안 아이리스, 크로커스, 스노우드랍(보통, 겹꽃)
수선화는 구근이 크기때문에 3배 깊이로 심으려먼 꽤나 힘이 든다. 큰 삽으로 먼저 적당히 판 후에 뾰족한 삽으로 다시 파가며 하나씩 심는다. 모든 구근은 뾰족한 곳이 위로가고, 잔 뿌리가 있는 곳이 아래로 가게 심으면 된다.
크로커스는 구근이 작기 때문에 땅파기는 쉽지만 후처리가 까다롭다. 다람쥐들이 너무 좋아하는 비상식량이기 때문이다.
내가 쓰는 방법은 권장하는 깊이보다 좀 더 깊게 심고
흙을 덮은 후에 Poultry net이라고 하는 닭장 울타리 같은 용도로 쓰이는 철망을 덮는다. 여러겹으로 하면 구멍이 더 작아지게 할 수 있다.
철망이 바람에 날리지 않게 Garden staples라고 하는 왕스테플러 심으로 고정시키면 된다.
블루벨 구근은 딱 까놓은 지 좀 오래된 마늘처럼 생겼다.
큰 삽으로 심을 영역의 땅을 적당히 부드럽게 해 놓은 후에 구근을 살짝 던져
떨어진 곳을 뾰족한 삽으로 파서 넣으면 된다.
알리움은 구근이 크고 키가 굉장히 크게(1미터 정도) 자라기 때문에 깊이 심는 것이 굉장이 중요하다. 20센티 이상 깊이로 심어주면 좋다. 하필 심으려고 하는 곳이 Landscape fabric(잡초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까는 천)이 겹겹이 쳐져 있는 곳이어서 파기가 수월하지 않았지만 포기는 없다ㅋ
동글동글 귀여운 알리움 구근. 그냥 보면 양파같지만,
자구는 마늘같다.
크기는 이정도~
아주아주 이른 봄. 눈이 녹기도 전에 작은 흰 꽃을 피우는 스노우드랍도 몇 군데 나누어 심었다. 스노우드랍은 자리만 잘 잡으면 굉장히 빨리 번식하기때문에 가능하면 넓은 곳에 심으면 좋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다닥다닥 심었다는.. 파고 심고 하는 거야 시간과 힘만 있으면 되지만, 마땅한 자리에 잘 맞는 식물을 심는 것은 언제나 고민거리다.
일 벌인 김에, 2년 전 봄에 심은 히아신스도 파내어 자구를 분리해서 좀 더 깊이 심어주었다.
일년에 하나씩 꼬박꼬박 자구를 만드는 기특한 히아신스.
오늘 하루만 200개 정도 구근을 심으나 삽을 쥔 손바닥이 엉망이 되었다.
그래도 내년 봄에 화려한 꽃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너무너무 설렌다.
주말까지는 좀 살살 일하며 더 추워지기 전에 놀러도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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