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7. 21:01ㆍ정원일기
[정원일기] 05-31-20 5월 말의 정원일, 상추, 감자 키우기, 작약관리, 아이리스꽃
한달 전에 심은 감자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화분이나 주머니같은 곳에 감자를 키울 때는 잎이 많이 자랐을 때 흙을 계속 보충해 주면 감자가 더 많이 열린다고 한다. 감자 농사 3년차지만 아직 큰 수확은 거둬보질 못해서 이번에는 주머니도 큰 걸로 사고 흙도 좋은 걸로 때맞춰 넣어주고 신경을 써보려고 한다.
요 고양이는 '콩'이인데 아침저녁으로 우리 집에 밥을 먹으러 온다. 단정한 외모를 보면 사람 손에 자란 녀석같은데도 밥을 주려고 문을 열면 멀리 도망가기 일쑤이니 아마 집이 없는 고양이인가 보다. 그래도 이젠 우리집이 편한지 우리가 집안에 있을 때는 뒷마당을 전세내고 즐기기도 한다. 그럼 우린 콩이의 잠을 방해할까봐 밖에 나오지도 못하고 집콕신세가 되곤 하다. 사람들 피해다니랴 차 피해다니랴 얼마나 고달플까 싶어서..
감자 심은지 한 이주쯤 된 어느날, 뒷마당을 어슬렁거리더니 감자주머니속에 냉큼 들어가서 저러고 있다. 싹날 때가 되었는데 저녀석때문에 감자 농사 망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콩이가 누운 자리에 제일 먼저 싹이 났다. 콩이가 품어준 덕분일까..ㅎㅎ
통조림이랑 간식도 사서 먹이고 울 딸들은 콩이가 밥먹는 동안 바이올린이며 플룻을 연주해준다. 이정도면 고양이계의 이름난 호텔 레스토랑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큰딸은 잘라낸 아이리스 잎을 엮어 콩이 앉으라고 매트도 만들었다.
늘 와서 앉는 문앞 자리에 이렇게 놓고 꽃까지 장식.. 하지만 조심성 많은 콩이는 여기 앉지 않았다ㅋ
채소 얘기로 돌아가서..
그동안 날이 추워서 상추가 잘 자라지 않더니 갑자기 쑥쑥 자라기 시작한다.
맨 왼쪽에 심은 파슬리도 싹이 몇 개 났고, 두 가지 다른 상추와 고수도 눈에 띠게 자라고 있다.
봄이 조금 늦게 오는 지역이거나, 빨리 키워서 심거나 먹고 싶다면 이렇게 플라스틱 물통을 잘라 심고 밖에 두면 온실에서 키우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바닥에 배수가 되도록 꼭 구멍을 뚫고, 위에서 비가 조금씩 들어올 수 있도록 물 따르는 입구를 열어두면 따로 물 줄 필요도 없이 잘 자란다. 내년에는 이런 물통을 많이 모아놨다가 꽃씨도 많이 심어야겠다.
제법 자란 고수를 듬뿍 넣어 쌀국수도 해 먹었다.
채소 재배에 재미를 붙여서 당근이나 빨간 무를 심어볼까 했지만 너무 늦었고, 시금치나 콩류는 코로나때문에 나같은 사람들이 많아져서인지 씨앗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상추씨랑, 고추 모종 구한 것이 다행일 정도.
아쉬운 대로 싹이나도록 채 방치된 마늘을 심어보았다. 마늘을 수확하고 나면 여기저기 싹나서 자라고 있는 토마토랑 깻잎을 잘 파서 옮겨심어야지..
작년에 주문해서 심은 세 종류의 아이리가 드디어 처음으로 모습을 보여주었다.
뒷마당 또 다른 곳에 심여진 아이리스들.. 잎도 시원시원하고 꽃도 예쁘지만 지구를 다 뒤덮을 것 같은 엄청난 속도로 번식하는 아이들이라 한편으론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이웃들에게도 나눠주고 다른곳에 나누어 심기도 했는데 3년 지나니 또 가득 차 있다.
매년 봄, 남의 집 마당에 목련만 보면 샘이 났는데 목련나무를 뫼실만한 자리는 우리집엔 없고.. 몇년을 고민하다 3미터*3미터 정도로 작게 자라는 목련 나무를 찾아내어 우여곡절 끝에 심기에 성공. 3월 말에 일찌감치 주문을 했는데 배송오류로 엉뚱한 나무가 와서 클레임을 하고, 코로나때문에 온라인 화원들이 넘 바빠 배송이 지연 또 지연.. 초여름이 되어서야 겨우 심을 수 있었다. 아직은 너어무 작지만 무럭무럭 자라서 예쁜 꽃을 많이 피워주길..
꽃이 다 진 라일락도 다듬어 주었다.
5월말, 느즈막히 피는 어여쁜 작약들, 비어디드 아이리스,
꽃이 진 작약의 꽃대는 잘라주고,
며칠간 찜통 더위가 올거라 작약꽃을 잘라 화병에 꽃았다. 이렇게 하면 뙤약볕에 두는 것보다 꽃을 훨씬 오래 볼 수 있다.
5월 마지막날 배달된 멀치. 자그만치 80 포대. 엄청나게 큰 트럭이 멀치와 지게차를 싣고와 이렇게 차고앞에 예쁘게 올려놓고 가주었다.
올해는 남편이 맘먹고 도와줘서 이틀만에 후다닥 끝냈다. 봄 가드닝 중에 가장 재미없고 힘든 일 중에 하나인데 다 끝내서 너무 마음이 평온하다.
'정원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원일기] 06-21-20 6월 말의 정원일, 정원수 트리밍, 6월의 꽃들 feat. 장미, 수국, 릴리, 도라지꽃, 델피늄 (1) | 2020.06.23 |
---|---|
[정원일기] 06-06-20 6월 초의 정원일, 비어디드 아이리스 나누어 심기, 데이비드 오스틴 장미, 디지탤리스, 바이애니얼 식물 (0) | 2020.06.07 |
[정원일기] 05-21-20 5월 말에 피는 꽃- 작약, 알리움, 으아리꽃, 아이리스, 은방울꽃, 라일락.. (0) | 2020.05.22 |
[정원일기] 3월에 피는 꽃들- 히아신스, 피어리스, 꽃배나무, 더치 아이리스, 헬레보어, 크로커스, 수선화 (0) | 2020.05.05 |
[정원일기]04-08-2019 (0) | 2019.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