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9. 03:12ㆍ여행
Aug-4-2023
Day 1. KEF - Europcar Motorhome Center (Keflavik) - Bonus Mart 장보기 (Fitjar) - Þingvellir 국립공원 - Geysir - Gulfoss - Camping Selfoss
운전 거리와 시간 235km, 3.5 hr
들렀으면 좋았을 곳 : Brúarfoss : google map에 잘 안내가 안되어 있어서 못갔는데, 37번 도로에서 Brúarfoss - Trail Parking을 따라 가면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근처에 볼만한 폭포가 몇 개 더 있다고 하니 시도해봄직할 것 같다.
전날 8시 반에 EWR(Newark, NJ)에서 출발. 약 6시간의 비행 후, 아침 6시 조금 넘어 케플라빅 공항에 도착했다.
짐은 4인이 각자 Carry-On을 꾸리고, 음식을 가득 넣은 Check-in Baggage를 하나, 70불 정도에 부쳤다. 160불을 내라 했던 TAP air 에 비하면 아주 양호했다.
밤비행기라 최대한 잔 것과 쌀쌀한 날씨 덕에 크게 피곤하진 않았다. 공항은 아주 자그마했고,
첫번째 임무, 면세점에서 술 사기
다른 블로그들을 참고해 면세에서 술을 사기로 결정. 주의할 점은 입국시 이용할 수 있는 면세점과 출국시 이용할 수 있는 면세점을 구별할 것. 입국장과 출국장이 한층에 섞여 있기 때문에 직원에게 먼저 물어보고 장바구니에 담으면 좋을 듯.
신기한 점은 줄을 조금만 느슨하게 서면 사람들이 엄청 끼어든다는 것. 절대 끼어들지 않는(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국 줄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약간의 충격이었다.
두번째 미션, Motorhome(RV) Pickup
입국 심사를 하고 나오자마자 너무 맛있게 생긴 빵집이 있어서 커피도 마실 겸 들렀는데, 삽시간에 렌터카 줄이 늘어나고 있어서 헐레벌떡 들고 나와서 줄을 섰다.
지난 4월, 그러니까 거의 4개월 전에 이 여행의 예약을 시작했는데 리모트한 지역에는 호텔도 선택지가 거의 없었고, Motorhome도 거의 마지막 하나 남은 걸 예약하다시피 했는데, 예약한 사이트와 관계없이 Europcar 데스크로 오라고 해서 줄을 섰다. 아무리 이른 아침이지만 직원들이 얼마나 느릿느릿하던지.. 미국 사람들은 정말 열일하는구나 느껴질 정도였다. 설명도 해주는 둥 마는 둥.. Europcar팻말을 들고 오는 사람을 따라 가라고 해서 입구에서 기다리는데 족히 한시간을 기다리자 드디어 직원이 나타났다. 셔틀을 타고 10분쯤 가 이런저런 옵션(보험, 이불)을 선택하고 지불을 한 후 주차장으로 차를 보러 갔다. 4인용 침대와 이불, 주방, 냉장고, 화장실이 딸린 차다 보니 물과 난방, 냉장고, 화장실 사용법 등을 배웠다. 여기에서만도 최소 1시간은 넘게 걸린 듯.
세번째 미션, Stick Shift (Manual, 수동) 운전하기
차를 딱 타고 나가려는데.. 이런 수동이네.. 일단 어찌어찌 주차장을 빠져나가긴 했는데 교차로에서 한 번 서니 다시 출발하기가 쉽지 않았다. 25년 전에 수동으로 면허를 땄지만 수동차는 운전해 본 경험이 아예없는 울 남편, 수동 근처에는 가보적도 없는 내가 10일동안 이 차를 타고 다닐 엄두가 도무지 나지 않았다. 길 중간에서 서버리면 어쩐단 말인가..
남편은 유투브 보면서 옛기억을 떠올리는 와중에 나는 용감하게 자동 기어로 바꾸어 달랄 셈으로 다시 오피스로 돌아보았다. 직원이 나를 이상하게 보며 왈, 200여대가 넘은 motorhome중에 자동은 한대도 없단다. 나중에 알아보니 아이슬랜드의 RV는 모두 수동이라는 점. 유럽은 수동차를 많이 타기 때문에 자동차를 예약하려면 3배 더 비싸게 줘야한다는 것도 이때 알게되었다. 예약할 때 대체 얼마나 대충 예약했으면 수동이란 걸 차를 받고 알아챘는지.. 우리 부부의 준비성에 슬슬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이 차를 반납하면 렌터카만 새로 예약하면 되는 게 아니라 호텔도 9개나 예약해야하는데 그건 더 불가능해보였다. 그래도 이 와중에 점점 감을 찾아가는 울 남편. 차가 없는 주차장에서 1시간 가량 섰다가 다시 출발하기 연습을 쉬지 않고 한 덕분에 드디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이 나려고 하네....
첫번째 행선지는 Bonus 마트. 케플라빅 공항 근처에 두 개가 있는데, Fitjar에 있는 보너스가 더 크고, 또 다른 마트인 Kronan, 주방 기구를 살 수 있는 Húsasmiðjan 도 같은 몰 안에 있기 때문에 여기를 추천하다.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집에서 음식을 잔뜩 가져오기는 했지만 과일과 아이스크림, 빵, 우유, 고기, 소세지 등을 사서 냉장고와 팬트리를 채우고, 기본적으로 딸려 오는 커트러리와 냄비는 쓸만했지만 프라이팬은 스크래치가 너~~무 많아서 Húsasmiðjan에서 작은 프라이팬도 하나 사고 나니 주부의 마음이 든든하다.
마트에서 산 샌드위치, 간식등을 먹으며 드디어 Þingvellir 국립공원로 출발~
난생 처음 보는 경치를 보니 집 떠나와 아이슬랜드에 온 것이 슬슬 실감이 난다.
가는 길에 roundabout(로터리)이 나올 때마나 시동이 꺼질까봐 후덜덜하긴 했지만 점점 더 감을 찾은 남편 덕분에 무사히 도착.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 판이 만난다는 사실을 몰라도 난생 처음 보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아침부터 내내 부슬부슬 비가 내렸었는데 딱 도착하니 해가 반짝하고 나와서 더욱 좋았다.
가는 내내 비가 엄청나게 내리더니 도착해서도 그칠 생각을 하지 않네. 기념품점에 들르고(가격도 괜찮고 꽤 쓸만한 것들이 많이 있다 내 기준 Top 3 기념품점. 1위는 면세점, 2위는 Seljarandifoss 기념품점), 케익에 커피 한 잔을 하며 기다려보지만 비는 그칠 기미가 없었다.
첫날부터 옷을 다 적실 수는 없었으므로, 다시 차로 돌아가 제대 점심을 먹으며 기다려 보기로.. 주차장에서 해먹는 밥이라 가장 간단한 컵라면 당첨. 너무나 신기하게도 식사를 마칠때 쯤 해가 솟아오른다. 아이슬란드가 우릴 알아보는구나..
오리지널인 Geysir는 활동을 하지 않고 Strokkur geyser(한국말로 뭐라하는지 몰라서..)는 약 5분마다 분출을 하는데 분출할 걸 알고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소리가 너무 크고 물기둥이 높아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운이 좋으면 두번 연속으로 분출 하는 것도 볼 수 있다. 주변을 돌다보면 그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볼 수 있고, 아기자기한 geyser도 구경할 수 있다.
10분 거리에 Gulfoss로 향한다. 여기와서 처음 본 폭포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거대하고 웅장하고.. 그 비슷한 말이 있다면 모두 가져다 붙이고 싶은 폭포였다.
Gulfoss 근처 캠핑장에서 잘까도 했었는데, 별로 피곤하지 않아 Selfoss 캠핑장까지 가기로 한다. 한 가지, Selfoss는 지역이름이고 폭포 Selfoss는 Dettifoss 옆에 있다.
비를 뚫고 도착한 캠핑장에 자리를 잡고 우렁찬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