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 Day 3. Gígjagjá - Fjaðrárgljúfur - Skaftafell 빙하 하이킹- Skaftafell tjaldsvæði

2023. 9. 19. 04:41여행

Aug-7-2023

Day 3. Vik - GígjagjáFjaðrárgljúfur - Glacier Hiking with Arctic Adventures (Skaftafell Base Camp) - Skaftafell tjaldsvæði

151km, 2 hr 

들렀으면 좋았을 곳 : Svartifoss : 제주도 천제연 폭포처럼 주상절리가 아름다운 폭포. 

Mossy Lava Field 도 아이들이 좋아했을 법한 곳. 

7시에 부지런히 일어나 진짜 1등으로 샤워를 했다. 원래 5분씩밖에 안주는데 식구가 많다고 거짓말을 해서 시간을 더 받아냈다. 아마 그 직원도 아침 시간엔 사람이 없으니 봐준 것 같기도 하다. 

 

덕분에 여유롭게 샤워를 마치고 Vik에 자꾸만 오게 된 것도 인연이다 싶어 일찍 여는 가게가 있어 들러보았다. Icewear이라는 곳인데 쓸만한 아웃도어 상품도 꽤 있었지만 규모에 비하면 살 것이 많진 않았다. 울양말을 선물로 살까 만지작 거리다 미국 사람들은 건조기에 못 넣는 소재는 달갑지 않아하기 때문에 포기했다. 퍼핀 인형같은 있었지만 면세점 퍼핀이 질도 가격도 좋으니 스킵.

 

2시 20분에 빙하 하이킹 이외는 별다른 스케쥴이 없어서 가는 길에 있는 곳들을 들러들러 가기로 했다. 

Gígjagjá 가는 길. 1번에서 살짝 벗어나니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어제 데인 탓에. 중간쯤 차를 세우고 걸어가 보기로 한다.

동굴 자체도 멋있었지만 가는 길도 지구가 아닌 것처럼 멋지다. 그동안 본 것들과 달라 살짝 무서운 느낌도 난다. 

해변도 좋고 사람도 없어서 슬슬 거닐다보니 비가 흩뿌리기 시작한다. 재미삼아 네 식구가 차까지 달리기를 한다. 비는 더 거세지도 숨이 찼지만 서로 잡고 잡히며 깔깔 거리고 달렸다. 

아이들이 자는 바람에 들르지 못했던 Mossy Lava Field.

11시쯤 Fjaðrárgljúfur에 도착하니 벌써 주차장은 가득차고 길가에 차가 줄줄이 주차되어있다. 아무 생각없이 갔는데 하이킹도 좀 해야되네? 부지런히 산책로(등산로라 하기엔 좀 쉬움)을 따라 오른다. 주변에 grass같은 것들이 허리만큼 자라 다른 곳들과 다르게 좀 더 평화로운 느낌이 나는 곳이다. 산책로 끝에 폭포도 있고 거기에서 보는 경치가 아주 멋지다. 왕복 1시간-1시간 반 정도는 잡아야 다른 일정에 무리가 없을 듯 하다.

 

 

흔한 Backyardfoss. Fairy tale에 나오는 동네같다.

서둘러 Skaftafell로 향해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Arctic Adventures Base Camp는 캠핑장 안에 있어서 살짝 이동을 해야했다. 꼭 캠핑장을 이용하지 않아도 낮동안 캠핑구역 아닌 곳에 주차는 가능하다. 

 

예약시 주의사항에 옷을 따뜻하게 입으라고 해서 겹겹이 입었는데 날씨도 화창했고 오래 걷다보니 거추장스럽기 그지없었다. 아이슬란드 날씨가 변화무쌍하긴 하지만 일기예보를 신경써서 보고 가면 도움이 될 듯 하다. 가이드가 얇은 플리스 하나 입고 있는 거 봤을 때 감을 잡았어야 되는데ㅎㅎ 신발은 발목을 보호해줄 수 있고 바닥이 두꺼운 방수 하이킹 슈즈가 적합하지만 없다면 만 원 이하로 대여도 가능하다. 일일이 발 사이즈를 재서 crampon을 빌려주고, 얼음도끼도 빌려준다. 

Base camp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들어가면 드디어 하이킹 트레일 입구에 도착. 여기서도 한시간 정도 걸어야 드디어 빙하 위로 올라가게 된다. 얼음이 나오기 시작하면 다같이 모여 crampon을 신발에 끼우고 본격적인 빙하 하이킹 시작. 여름이라 녹고 있는 곳이 많았기 때문에 밟아야 될 곳 아닐곳을 신경써서 알려준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멍들을 보자니 혹시 잘못 밟으면 빙하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Trail head

 

우리 가이드는 스웨덴에서 온 사람이었는데, 설명도 잘 해주고, 재미있는 이벤트도 만들어주고, 아이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는 기꺼이 도와주었다. 과잉친절과 과장됨이 없는 북유럽 사람 특유의 친절이 참 좋았다. 

운이 좋게 무지개도 볼 수 있었다. 

처음 해본 신비로운 경험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투어가 빙하가 녹는 걸 가속화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 마냥 즐겁지 만은 않은 시간이었다.

토탈 4시간의 하이킹을 마치고 돌아오니 Svartifoss에 갈 의지가 약해진다. 이 때 조그만 힘을 냈더라면 너끈히 가고도 남았을텐데.. 나이탓일까.. '최대한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여행'과 '충전의 시간으로서의 여행'에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결국 샤워장에 줄을 서고 여유로운 저녁을 먹기로 결정. Skaftafell 캠핑장은 우리가 8박을 하는 동안 여러 면에서 가장 시설이 좋았던 캠핑장으로 기억하는데, 수용 규모도 크고, 자리도 널찍널찍 하고, 무엇보다 깨끗하고 널찍한 개인 샤워장이 10개 이상인 점이 편리했다. 문에 남여 구분이 있긴 하지만 상관없이 빈 자리가 나면 순서대로 들어가면 된다. 뉴저지에서 공수해온 음식을 총동원한 - 댤걀 빼고-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