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1. 00:23ㆍ여행
Aug-11-2023
Day 7. Whale Watching - Akureyri - Campsite Ólafsvík
437km 5.5 hr
들렀으면 좋았을 곳 : Hvitserkur, Hornstrandir Nature Reserve : Vestfirðir에 있기 때문에 하루 일정이 더 필요.
Glaumbær Farm & Museum, Grundarfoss
어젯밤과 달리 평화로운 캠핑장의 아침.
Elding Whale Watching 에서 9시 예약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일어나자 마자 멀미약까지 제대로 붙이고 제 시간에 도착을 했건만 예약이 안되어있단다. 직원이 검색해보더니 오늘이 아닌 일주일 전에 예약이 되었었고 now show 처리가 되었단다. 알고보니 내가 애초에 실수로 8/2에 예약을 해서 다시 8/11로 예약을 하고 나서 8/2일 예약을 취소한다는게 8/11 예약을 취소한 거였다. 게다가 잘 쓰지 않는 구글 계정으로 예약하는 바람에 no show 연락이 온 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아무리 이직 준비로 바빴지만 정말 계획 어떻게 짠거니ㅜㅜ
9시는 이미 예약이 꽉 차서 받아줄 수 없다고 하고.. 오후 2시가 가장 빠른 예약이라고.. 오늘 Kirkjufell 까지 5시간을 운전해야 하는데 whale watching이 끝나고 바로 논스탑으로 간다고 해도 11시에나 도착하게 되는데 유일한 운전수인 남편에게 정말 미안했고, 취소하고 가자니 기대했던 아이들에게 면목이 없었다. 그래도 일생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whale watching을 포기할 수는 없어 2시에 다시 오기로로 어렵사리 결정을 하고 시간 때울 곳을 찾았다. No show 였지만 친절하게도 추가 요금 없이 시간변경을 해 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간 때울 계획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날 아침에 간 곳이 아이들에게는 이번 여행에서 손꼽히는 곳이었다고 한다. 꽃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고른 곳은 Akureyri Botanical Garden.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정말 예쁘고, 이곳은 아이슬랜드 다른 지역과 기후가 다른 것인지 정말 많은 종류의 꽃이 피어있었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히말라야 포피도 난생 처음으로 실제로 구경하고, 사진찍기 꽃구경으로 속상한 마음을 충분히 달랠 수 있었다.
창문이 너무 예쁜 까페에서 허기도 달래고 카페인 충전도 제대로 했다.
어제 지나쳤던 Akureyri Art Museum에도 들어가 보았다 1층은 기념품점이고 미술관을 관람하려면 입구에 있는 카운터에서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우리가 여기 왔었다는 흔적을 일단 남기고..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볼거리가 정말 많은 곳이었는데, 특히 아이슬란드의 풍경을 자수로 표현한 작품들과 맨 꼭대기 층의 깜짝 전시가 정말 좋았다. 들어가자마자 노래소리가 들려서 누가 합창 연습을 하나 생각을 했었는데, 꼭대기 층의 커텐을 걷자 그곳의 전시였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생활공간에서 자기 파트를 각각 연주한 것을 엮어놓은 전시였는데, 너무나 훌륭했다. 미술관에의 색다른 콘서트. 음악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에게는 잊지 못할 것 같다.
거닐기 좋은 Akureyri의 거리.
해가 너무 좋아서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기념품도 더 구경하고 드디어 배에 올랐다.
우리는 스키점퍼, 장갑에 방수바지까지 입었기때문에 필요 없었지만 원하면 방수 overall도 빌려 입을 수 있다. Akureyri에서 한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에 드디어 혹등고래가 나타났다. 멀리서 물을 뿜는 게 보이자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도 비디오도 찍고 잠영할 때 멋진 꼬리도 구경했다. 근처에 한마리가 더 있어서 여러 번 더 멋진 꼬리를 구경할 수 있었다. 유투브같은 데서 본 점프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일단 고래를 실제로 가까이에서 봤다는 점에서 이번 투어의 목적을 달성했다. 다만 한편으로는 하루에도 몇차례씩 서너척의 배가 동시에 고래들을 따라다닐 때 이 똑똑한 동물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다. Whale watching은 일생에 한번이면 족할 듯 했다.
투어가 끝나자 마자 중간에 들르려고 했던 곳을 과감히 포기하고 Kirkufell로 향했다. 비가 산을 넘어 가다보니 비가 오기도 했고,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를 만날 때도 있었다.
여정 중에 주유를 해야한다면 Nesti가 함께 있는 곳을 가보길 추천.
입맛이 까다로운 둘째를 위해 플레인도 주문해봤는데 양파와 베이컨을 뿌린 핫도그가 훠~~얼씬 맛있었다. 유명한 Reykjavík 핫도그를 안먹어봐서 비교는 불가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핫도그 중에 최고의 핫도그라고 할 수 있을만큼 맛있었다.
밤늦게까지 독박운전을 한 남편은 힘들었을테지만 Snæfellsnesvegur만의 독특한 경치와 해가 질 때의 풍경은 멀리 떨어진 Kirkufell까지 가기로 한 결정을 후회없이 만들어주었다.
11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캠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