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더위에는 비할 바는 안되지만 여기도 습하기는 매한가지인데다 지난주까지도 날씨가 푹푹 찌더니,
어제 오늘 갑자기 날씨가 선선해졌다. 더운 것도 싫지만 뉴저지는 겨울이 길다보니 선선해지는 것도 그닥 별로 달갑진 않다. 결론은 이래도 저래도 다 싫다는 거?ㅋㅋ
더워도 환기는 해야하기에 창문을 열어두면 종일 '톡톡' 하고 뭐가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뭔가 하고 보면 여지 없이 다람쥐다. 나무 위에 자리잡고 앉아서 산딸나무 열매를 먹는데, 재빠르게 이빨로 껍질을 까서 버리면 그게 땅에 떨어지면서 톡톡 경쾌한 소리가 난다.
어떨땐 저렇게 위태로운 자세로 먹다가 떨어질 뻔 하기도... 그래도 용케 떨어지진 않는다.
사진으론 잘 안보이지만 위쪽 가지에 열린 열매는 이미 다 해치웠고,
제일 아랫 가지 몇개만 남아서 아무도 안본다 싶으면 집중공략.
우리 집에 산딸나무가 세 그루나 있는데 다른 나무는 건드리지도 않고 유난히 이 나무에만 집착하는데 아직은 이유를 모르겠다.
산딸나무 가지는 이렇게 생겼는데 여름이 되니 껍질이 벗겨진다.
노랗게 익어가고 있는 산딸나무 열매.
다람쥐가 먹는 것은 주로 익지 않은 녹색인데,
대체 무슨 맛으로 먹나 궁금해 한 번 잘라보았다. 먹으면 탈날 것 같아서 살짝 깨물어만 봤는데. 음? 생각보단 괜찮네. 덜익은 대추 맛이랄까...
익은 건 과육이 부드럽고 망고 비슷한 맛이 난다.
이게 떨어질 때쯤엔 그라운드호그들이 호시탐탐 찾아온다.
덱 아래 파놓은 터널 입구를 돌로 막아놨더니 한동안 안보이나 싶다가.. 고구마순 같은 덩굴을 심어 놓았던 걸 여행 간 사이 누가 싹 먹어치웠길래 설마 했는데..
산딸나무가 익기 시작하니 그녀석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작년에 왔던 그녀석이 분명 아닌거다. 이제 그라운드호그 얼굴도 구별할 줄 아는 시골 아짐ㅋ 체구도 조금 작고 왠지 모르게 좀 귀엽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집에 살지는 말아다오.. 그라운드호그는 집 아래 터널을 매우 깊이 뚫기때문에 지반이 약해져 문제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행간 사이 드나는 흔적이 보이길래 일단 싫어한다는 허브로 막아놨는데 이 전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새랑 다람쥐 그라운드호그에 매미도 정원에서 가끔 보이는데,
곤충은 잘 모르지만 이런 껍질도 많이 보이는 걸로 보아 매미가 벗어놓은 허물이 아닐지...
알게 모르게 울 집에 많은 생명체가 같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도 되겠다.
산딸나무 옆에 Viburnum은 초봄에 이어 또 한 번 꽃을 피우더니
열매도 맺기 시작한다.
어떤 것은 벌써 빨갛게 익었다.
더 익으면 검은색이 되는데 새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한다.
꽃이 한 번 지고 난 후에 오래된 가지를1/3정도 잘라주었더니 다시 꽃이 피기 시작한 으아리꽃.
첫번째 꽃처럼 송이가 크진 않지만 여전히 예쁘다.
으잉? 근데 얘는 원래 흰색꽃 피는 앤데 핑크꽃이 피었네.
흰색에 연둧빛 줄이 있는 Hyde Halld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임?ㅠㅠ
꽃망울이 더 맺혀있으니 지켜볼 일이다.
보라색 클레마티스도 바로 옆에서 피고 있고.
또다른 클레마티스 Evijohill. 얘는 꽃이 너무 커서 좀 무서운데, 다시 필때는 작게 펴서 더 예쁜듯..
또 다른 연분홍 으아리꽃도 정원 한켠에 수줍게 피고 있다.
꽃잎이 떨어지면 잘 보이는 씨주머니도 귀엽다.
잘 안보이는 곳에 있어서 데드헤딩도 잘 안해줬는데 새 잎도 나고 꽃도 피는 Dianthus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