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초에 거의 0도를 찍고 다시 좀 기온이 오르긴 했지만, 아침저녁으론 히터를 꼭 틀어야 할만큼 쌀쌀하다. 이곳 집들은 나무집이라(쉽게 말하면 판자집?ㅋㅋ) 단열도 안좋고 계절에 따라 수축, 팽창을 반복하다보니 창문 주변으론 균열도 매해 생겨서 난방을 틀어도 따뜻하지가 않다. 순전히 온풍난방이라 건조하긴 얼마나 또 건조한지... 뜨끈한 온돌이 사무치게 그립다.
그래도 한가지 좋은 점은 하늘이 정말 맑다는 거. 흐린날이 많아서 우울하기도 하지만, 해만 나면 어찌나 쨍쨍하고 하늘이 새파란지...
분홍장미는 아직도 꾸준히 꽃을 피우고 있다. 초봄에 너무 짧게 자른 것 아닌가 걱정스러웠었는데 너무너무 건강하게 한 해를 나주었다. 더이상 데드헤딩을 더 해주면 새 줄기를 내려다 추위에 다칠 것 같아서 이제 그만 욕심부리기로.. 지금까지 맺은 것들만 마저 피우게 하고, 내년 이른 봄에 다시 짧게 프루닝해줄 예정.
Mum, 국화는 그 많은 꽃을 한꺼번에 피우더니 이제 한꺼번에 지고 있는 중.
진 꽃대를 잘라주면 아래서 올라오는 꽃대가 잘 자라 다시 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에 시원하게 이발. 꽃 크게 피우라고 유기농 비료도 조금 뿌려주었다.
여기는 10월 마지막날에 있는 할로윈 장식으로 10월부터는 호박으로 집 앞을 장식해놓는다. 다른 장식은 안해도 호박 없는 집은 찾기 어려울 정도..
아프리칸 데이지. 가을에도 변함없이 이렇게 풍성하게 피워주고 있다.
날씨가 추워진 후론 간혹 흰색이 섞인 꽃들도 보인다.
Marigold. 딸램이 수업시간에 꽃씨를 심어서 가져왔는데 서프라이즈 선물이라고 이름도 안써서 가져왔었다. 잎이 몇 개 나길래 땅에 심어주니 이렇게 쑥쑥 자라 예쁜 꽃을 피웠다.. 내년엔 얘들을 좀 많이 심어볼까 싶기도..
홀리도 봄에 이어 가을에 또 꽃을 피우네..
열매가 발갛게 익어가는데 그 옆에서 꽃은 피고..
얼마전까지만해도 이렇게 오렌지 빛이었던 홀리 열매가
빨갛고 탐스럽게 익어간다.
내사랑 Alyssum. 오후의 강한 햇별만 있으면 10배 가까이 풍성해지고 가을에도 너무나 건재하게 잘 자란다. 향은 또 어찌나 좋은지.. 옆에 지나가기만 해도 꿀통에 코를 대고 있는 것처럼 향이 진하게 난다
뒷마당 장미도 데드헤딩 안해준지가 좀 되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많이많이 봐둬야지..
베고니아는 잎이랑 꽃이랑 야들야들해서 추위에 약할 줄 알았는데 최고기온 15도 안팎, 최저기온 4도 안팎인 요즘에도 끄떡 없다.
딸기는 무슨 일인지 또 꽃을 피우고 있네..
깻잎도 추워지니 꽃이 만발ㅎㅎ 벌들이 엄청나게 날아온다.
저 꽃들을 그대로 두면 엄청나게 많은 씨앗을 뿌리기 때문에 씨를 수확할 몇 그루만 남기고 나머진 다 뽑을 예정이다.
어디서 왔는지 애들 손바닥만큼 긴 사마귀도 놀러왔다.
살다시피 하는 다람쥐는 가을이 되니 점점 통통해진다. 어디서 가지고 왔는지 도토리같은 것을 물고 망을 보고 있다.
이가 간지러운지 심심한지 해먹 매단 끈을 갉아 먹기도 하고..
요샌 그라운드호그는 안보이고, 토끼가 종종 놀러온다. 놀러만 오렴. 살진 말고ㅎㅎ
입구쪽에 있는 홀리는 너무 커져서 남편이 전기 트리머로 짧게 다듬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다듬어 주어야 할 shrub들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
남편이 겉을 다듬으면 나는 안쪽에 죽은 가지도 잘라주고 프루닝을 해준다.
죽은 가지를 그냥 두면 건강한 가지들과 부딪혀 상처를 내서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는데 방해가 되기때문..
일명 Service berry 라고도 불리는 Juneberry는 이름답게 온갖 서비스를 다 제공한다.
이른 봄에는 별모양의 하얗고 예쁜 꽃에 이어 동그란 예쁜 잎을, 여름에는 빨갛고 달콤한 열매에 가을에는 이렇게 에쁜 단풍까지.. 해주는 것도 없는데 계절마다 기쁨을 주는 고마운 나무들..
여기서도 실망스러운 뉴스에 분노하고 근심 걱정에 밤잠을 설치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고 하늘을 나르는 거위들의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 없다.